북한이탈주민 3명 중 2명 ‘신변보호’...96%는 법정 기본기간 5년 넘겼다

신변보호 대상 2만401명…16년 이상 장기보호만 1만889명
보호관은 안보·경호 업무까지 병행…정청래 “고위험 대상에 보호역량 집중해야”

시사타파뉴스

sstpnews@gmail.com | 2026-09-25 09:00:59

▲ 제52회 합동 망향제 (사진=연합뉴스)

 

국내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의 64.7%가 경찰의 신변보호 대상으로 지정돼 있으며, 이 가운데 96% 이상이 법에서 정한 기본 보호기간인 5년을 넘겨 장기간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 대상자를 광범위하게 지정해 장기간 관리하는 현행 제도가 실제 위기에 놓인 북한이탈주민을 제대로 보호하는 데 효과적인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통일부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8월 말 기준 신변보호 대상 북한이탈주민은 총 2만401명으로 전체 북한이탈주민의 64.7%에 달했다.

특히 장기 보호 비율이 두드러졌다. 신변보호 대상 가운데 5년 이하가 792명인 반면, 5년 초과~10년 이하는 3678명, 11년 이상~15년 이하는 5042명, 16년 이상은 1만889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신변보호 대상자의 96.1%인 1만9609명이 5년을 초과했고, 16년 이상 보호를 받고 있는 인원만 전체의 53.4%로 절반을 넘었다.

현행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은 거주지에서의 보호기간을 5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협의회의 심의를 거쳐 기간을 단축하거나 연장할 수 있다.

정 의원은 대상자의 96.1%가 5년 이상 보호를 받고 있는 현실을 들어, 심의 절차가 존재하더라도 신변보호가 사실상 장기 연장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 인력의 업무 부담도 문제로 제기됐다. 일선 경찰서 신변보호관은 북한이탈주민 보호만을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안보사항 처리와 VIP 경호, 국가안보사범에 대한 보안관찰 및 특이징후 확인, 총기사고 관련 업무 등을 함께 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만 명이 넘는 인원을 광범위하게 관리하다 보면 신변위협이나 범죄 위험, 사회적 고립 등 실제 위기징후가 높은 대상자에게 인력과 보호역량을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보호 대상자가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보호의 내용과 범위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북한이탈주민 신변보호지침」이 대외비로 관리되고 있어 보호 대상자조차 구체적으로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보호 체계의 실효성을 되짚게 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최근 파주에서는 신변보호 대상 북한이탈주민이 장기간 연락이 끊긴 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지만 경찰이 내부 지침에 따른 신변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도 신변보호 대상 북한이탈주민이 숨지고 친누나가 살인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발생했는데, 경찰청 확인 결과 피해자와 친누나 모두 당시 신변보호 대상자로 지정돼 있었다.

정 의원은 “신변보호의 가장 큰 목적은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과 생명, 재산의 보호에 있다”며 “보호대상을 많이 지정하고 오래 유지하는 것보다 보호가 절실한 사람들에게 실질적이고 제대로 된 보호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일부와 경찰청 등 관계 부처가 신변보호 기준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하고, 국내 정착기간과 생활 안정 정도, 범죄·신변위협 가능성, 정신적·경제적 위기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제 보호가 필요한 고위험 대상자에게 경찰 인력과 관리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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