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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pnews@gmail.com | 2025-12-29 11:00:24
통일교가 20대 대선 전후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판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한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이 확인됐다. 문건에는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는 표현과 함께, 한·일·미 일체화를 위한 정치적 판단이라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어 종교 단체의 선거 개입 논란이 커지고 있다.
29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내부 문건인 ‘TM(True Mother·참어머니) 특별보고’에는 2017년 8월부터 2023년 3월까지 통일교 간부들이 한학자 총재에게 보고한 내용이 3200쪽 분량으로 담겼다. 문건 곳곳에는 특정 정권과 후보에 대한 평가와 기대, 정치적 개입 의지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표현들이 포함돼 있다.
문건에 따르면 일본 통일교 핵심 관계자는 2021년 11월 한 총재에게 보낸 보고에서 “현시점에서도 일본의 일반 국민은 이재명 여당 대통령 후보보다 윤석열 야당 대통령 후보가 차기 한국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한·일·미 3개국 일체화의 촉진을 위해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며 “윤 후보가 이재명 지사를 이기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보고했다.
윤석열 당선 이후에도 통일교의 지지와 기대는 이어졌다. 2022년 4월 작성된 보고에는 “새로 하늘이 세우신 윤석열 새 대통령의 리더십에 기대가 크다”며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2027년까지 5년간 응원이 필요하다”는 표현이 담겼다.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에 대해서도 통일교는 종교적 의미를 부여한 평가를 내렸다. 2022년 5월 보고에는 한학자 총재가 “대통령실이 ‘왕의 산’이라는 용산으로 옮겨온 것은 정말 의미 깊고 좋은 일”이라며 “내 품으로 대통령 및 대통령부가 돌아왔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보고자는 “윤 대통령이 민주당의 반대를 물리치고 타협 없이 용산 이전을 결단했다”며 “하늘이 바라시는 섭리의 방향으로 키를 돌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문건에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강한 반감도 반복적으로 드러난다. 일본 통일교 관계자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문재인의 평양 방문을 두고 “원래는 참부모님이 먼저 해야 할 일을 문 대통령이 먼저 했다”며 “분하고 원통한 마음”이라고 표현했다. 또 “하늘의 섭리를 짊어진 자들이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사탄 세계가 자기들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종교적 언어로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교육 정책에 대한 불만도 담겼다. 통일교 산하 학교가 일반 학교로 전환된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교육 정책을 “사학 죽이기”라고 규정하며,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교육계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기대한다는 취지의 보고도 확인됐다.
해당 문건은 최근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밝힌 ‘통일교 정교유착 및 정치 개입’ 수사 결과와도 맞물린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윤석열 정부에 각종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국가 자원이 동원됐으며 선거 과정에도 개입했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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