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6-09-21 10:49:07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 이후 국민의힘이 김 전 후보자 개인을 넘어 청와대 인사라인과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공세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전 후보자의 전직 보좌진이 성추행·추가 음주운전·폭언 등의 의혹을 담은 탄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보도를 고리로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와 김 전 후보자의 민주당 제명,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과 한성숙 국무총리의 사퇴까지 요구했다.
특히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 실장과 정 전 실장의 인사 개입 여부는 현재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의혹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국민의힘은 이달 초부터 김 실장을 중심으로 비공식 인사라인이 작동한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장관 후보자들의 잇따른 논란과 낙마를 ‘개각 참사’로 규정하고 인사라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장관급 공직 인사를 총괄하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장관 후보자들을 대통령에게 제청한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번 개각 참사에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승원 전 후보자에 대해서도 후보직 사퇴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전직 보좌진 탄원서와 관련해 김 전 후보자가 사퇴 전날 전직 보좌진을 만났으며 의혹을 무마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민주당이 관련 제보를 받고도 묵살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가 사퇴했지만 끝은 아니다”라며 인사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청탁·로비 및 가족 협동조합 관련 의혹과 탄원서에 담긴 추가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는 김 전 후보자의 제명을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김승원 의원을 제명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장 대표는 김 전 후보자의 전직 보좌진이 청와대에 탄원서를 전달한 시점과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한 시점을 연결하며 정부·여당이 관련 내용을 언제 인지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탄원서가 청와대에 전달된 뒤 김 전 후보자에게 관련 사실이 전해졌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그 과정에 누가 관여했는지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된 것은 탄원서가 청와대에 전달됐다는 언론 보도와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주장이다. 김 전 후보자 측은 탄원서와 관련해 청와대로부터 연락받은 사실이 없으며 보도된 내용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나 과장이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청와대 역시 탄원서를 언제 전달받았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청와대는 인사권으로 답하고 인사권에 대해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기관”이라며 김 전 후보자의 사퇴 의사를 존중하는 것으로 인사권을 행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김 전 후보자에 대한 인사권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며 나머지 이야기는 청와대가 답할 사안이 아니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청와대 인사라인으로 공세를 확대했다.
장 대표는 김현지 제1부속실장의 인사 과정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번 국정감사에 김 실장을 출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도 김 실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두 사람이 이번 개각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국감을 통해 인사 농단 의혹을 면밀히 검증하겠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실장이나 정 전 실장이 실제 이번 개각 과정에 비공식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은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야당이 국정감사를 통해 확인하겠다고 밝힌 단계다.
국민의힘의 공세는 김승원 전 후보자뿐 아니라 남아 있는 장관 후보자들로도 향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부동산 문제 등을 거론하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를 고리로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 전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 전 후보자가 사퇴하기 전부터 임명 추진 배경을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와 연결하며 비판해왔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17일에도 김 전 후보자 임명을 추진하는 이유가 대통령 재판의 공소취소에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김 전 후보자의 사퇴 이후에는 탄원서 사전 인지 여부와 인사검증 실패 책임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공세의 초점이 청와대와 민주당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다만 탄원서에 담긴 개별 의혹과 김현지 실장 등의 인사 개입 주장은 아직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야당의 주장과 확인된 사실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김 전 후보자의 사퇴로 법무부 장관 인선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탄원서 사전 인지 여부와 청와대 인사검증 과정, 민주당이 관련 제보를 언제 파악했는지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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