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미 기자
hwangyunmi552@gmail.com | 2024-01-12 10:09:15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1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심리하던 판사가 최근 사표를 낸 데 대해 "이 대표의 재판 지연 전략에 충실히 복무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재판을 맡고 있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며칠 전 돌연 사표를 낸 사건이 법조계는 물론 일반 국민에게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선거법 관련 재판은 1심을 6개월 이내에 끝내야 한다는 법 규정에도 이 판사는 재판을 16개월이나 끌다가 총선을 석 달 앞둔 시점에 결국 사표를 내고 말았다"며 "이 때문에 1심 판결이 총선 전에 이뤄지기는 힘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공직자의 표상으로 여겨지는 법관의 행동이라고 보기엔 믿기가 어려운 무책임한 태도"라며 "이 판사의 행동은 의도적이건 아니건 이재명 대표의 재판 지연 전략에 충실히 복무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뇌물 및 대북송금 의혹을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재판에 대해서도 "피고인 측의 재판 지연 전략으로 무한정 늘어지고 있는데도 재판부는 끌려다니고만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재판장도 다음 달 법관 인사 때 교체 대상이라고 한다"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재판은 피하고 보자는 복지부동, 보신주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현재 이 대표 관련 재판을 둘러싼 모든 비정상적 파행은 김명수 사법부의 그릇된 유산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임 조희대 사법부는 사법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회복하고 지연된 정의를 해소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강규태 부장판사는 "출생지라는 하나의 단서로 재판을 느리게 진행한다고 비난해 억울하다"는 내용을 지인들과 함께 하는 단톡방에 올려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부장판사는 모교인 서강대 법학과 동기들의 단톡방에 "주요 일간지에 난 대로 2월 19일자로 명예퇴진 한다"며 "변호사로 새로운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고 사직 사실을 공개했다.
강 부장판사는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상경한지 30년이 넘었고 지난 정권에 납부한 종부세가 얼마인데 결론을 단정 짓고 출생지라는 하나의 단서로 사건 진행을 억지로 느리게 한다고 비난을 하니 참 답답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내가 조선시대 사또도 아니고 증인이 50명 이상인 사건을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언급했다.
강 부장판사의 주장은 사법 절차를 무시하고 조선시대 사또처럼 검사와 판사 역할을 다 맡아서 무조건 빨리 진행해야 하는 것이냐고 해석된다.
선거법에는 6개월 안에 1심을 끝내도록 강행규정이 있지만 재판 초기 공판준비기일에만 6개월이 걸렸고 2주에 한번씩 재판을 하다보니 속도를 낼 수 없었다는 것이 강 부장판사의 입장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재명 테러로 인해 재판이 늦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현실은 이렇게 다르다.
여당의 원내대표까지 나서서 야당 대표를 빨리 잡아 넣어야 한다고 판사를 꾸짖는 입법부의 사법부 압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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