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5-02-21 10:08:0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 앞으로 민주당은 중도보수 포지션으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발언하며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 이후 국민의힘은 연일 "사기다" "국민의힘에 입당하라" 라며 조롱하고 비판하는 가운데 민주당 내 비명계 의원들도 가세하는 모양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21일 이재명 대표의 "우리는 사실 중도·보수" 발언을 겨냥, "민주당은 중도 보수 정당이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임 전 실장은 "인권과 평화, 민주주의, 성장과 복지의 균형, 시장 방임이 아닌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해 온 민주당이 어찌 중도 보수 정당이겠나"라고 반문했다.
임 전 실장은 "설익은 주장은 분란을 만들 뿐으로, 장차 진보 진영과의 연대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며"이 대표에겐 자신이 사실과 달리 좌파 혹은 진보로 인식되고 있다는 불편함이 있어 보인다"며 "그 불편함이 우클릭 강박관념을 만들어내고 있는 듯 하나 우클릭은 정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전날 고민정 의원은 "대한민국에서 민주당이 중도보수 쪽으로 확 쏠려버렸을 때 진보 영역이 살아남아 있을지, 자칫 진보 영역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효과를 의도치 않게 발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총리도 "당 정체성이 단순한 선언으로 바뀔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진보적 영역을 담당해 왔다는 건 역사적 사실로, 하루아침에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두관 전 의원은 "이 대표의 발언에 깜짝 놀랐다며 이 발언은 심각한 오류다" 라면서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민주당 70년 역사를 부정하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란 세력을 심판하고 민주정권을 세우기 위해서는 중도 보수의 표도 얻어야 하지만 대통령이 되고픈 욕심에 자신의 근본 뿌리마저 망각해서는 안된다"라면서 "실언임을 인정하고 당장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인영 전 의원도 SNS를 통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그는 "당헌과 강령을 두 번, 세 번 읽어봐도 어느 내용을 '보수'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며 "자신이 알고 겪은 민주당은 한순간도 보수를 지향한 적 없는데 이재명 대표의 말이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용을 넘어 보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백번을 되물어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제자리를 지킨 것은 민주당과 민주당원, 다른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이재명 대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7년 7월 18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중도보수로 변한 게 아니다. 우리 당(당시 국민회의)은 시작 때부터 중도우파를 표방했다.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를 일관되게 지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해 11월 방송3사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도 그는 "우리 당은 중도우파 정당이다.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기 때문에 우파이고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중도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 2015년 8월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우리의 특수한 지형에서 새누리당과 대비해서 진보라는 소리를 약간 듣지만 당의 정체성으로는 그냥 보수 정당"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한나라당으로부터 '좌파 정권'이라는 비판에 시달리자 이해찬 국무총리가 지난 2005년 11월 1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여정부는 기본적으로 중도우파 정부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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