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수
kdstv2019@gmail.com | 2024-09-25 10:00:21
국민의힘 지도부를 용산으로 초청해 진행된 야외 만찬이 끝났지만, 여전히 언론은 '독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확인된 사실은 '독대'는 없었다는 것. 나머지는 모두 다 주장이 제각각이다.
장성청 공론센터 소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한동훈은 당대표가 되고 난 다음부터 독대 요청을 했는데 그것이 안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하여 대통령실 참모들이 일단 만나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지만 "이런 식으로 좀 용산을 흔든 거 아니냐. 체코 순방으로 그 성과로 좀 언론에 보도가 많이 돼야 되는데 독대 문제 가지고 이렇게 언론에서 주목하게 하고 이거 나의 성과를 좀 무너뜨린 거 아니냐"라며 불쾌해 했다는 후문도 전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같은 프로그램에서 "한 대표는 뭔가 좀 말씀을 할 기회를 기다렸던 것 같다"며 "대통령이 좀 일찍 오셔서 '한 대표, 나하고 잠깐 얘기합시다', 이런 상황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런데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언 기회가 하나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반면, 김재원 최고위원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을 마주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고 반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발언을 하려고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데 한 대표 스스로 만찬 자리에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 거 아니냐"며 "출범을 축하하고 식사 한번 합시다라는 정도의 자리였기 때문에 (한 대표가) 거기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려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엄중한 상황에서 밥만 먹고 와서 되겠느냐, 한 판 해야 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분은 조금 다르게 이야기할 수도 있겠다"며 "그런데 그 이야기를 못할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고 막는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 자리에 참석했지만 서로 다른 이야기를 펼치는 정부와 여당의 모습은 낯설기만 하지만 돌아보면 이는 지난 총선이 진행되고 난 뒤부터 꾸준히 보였던 모습이기도 하다.
자신의 심복이었지만 지금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여당 대표를 썩 반겨하지 않으면서 곁을 주지 않는 대통령.
이제 겨우 임기의 절반이 지났을 뿐인데 후임 권력으로 떠받들여 지고 있는 여당 대표는 실제로는 아무 힘이 없어서 취임 두 달 동안 뭐 하나 이룬게 없기만 한데...
야당과 국회를 상대로 거부권 정국을 끌어나가는 대통령은 독대 거부로 여당대표에게도 동일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결국 문제는 눈과 귀를 닫은 대통령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잘못을 지적하며 다른 길을 걷는 방법 뿐인데, 한 대표가 독자적인 길을 선택할 수 있을까?
밥 같이 먹는 날, 따로 이야기 좀 하자는게 이리 어려울 일인지 정말 한심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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