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위직 81% 대폭 물갈이...김종철 직무대행 “광주·제주 사건으로 국민 불신 높아”

경찰청 차장 김종철·서울청장 고범석·인천청장 유승렬
전국 시·도경찰청장 18명 중 14명 교체…‘향피제’ 전면 적용
제주청장 치안정감 승진 무산…실종·사망 사건 책임론 영향 관측

시사타파뉴스

sstpnews@gmail.com | 2026-09-02 09:30:48

▲ 김종철 신임 경찰청 차장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경찰청 차장과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고위직을 대폭 교체했다. 최근 잇따른 사건 처리 논란으로 경찰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진 가운데 지역 연고를 배제하는 ‘향피제’를 전면 적용하며 조직 쇄신에 나선 것이다.


경찰청은 1일 밤 언론 공지를 통해 치안정감 3명과 치안감 25명에 대한 ‘2026년 하반기 치안정감·치안감 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공석인 경찰청장 직무를 대행할 경찰청 차장에는 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이 임명됐다. 서울경찰청장에는 고범석 전남경찰청장, 인천경찰청장에는 유승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이 각각 임명됐다.

이들 3명은 이번 인사를 통해 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치안정감은 경찰 최고 계급인 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으로, 경찰청장 후보군에 해당한다.

김종철 직무대행 “국민 불신 어떻게 추스를지 마음 무거워”

김종철 신임 경찰청 차장은 2일 오전 경남경찰청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민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어떻게 추슬러야 할지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광주와 제주 사건으로 국민 불신이 높은데 어떻게 추슬러야 할지 고민된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이날 경남경찰청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서울로 이동해 경찰청장 직무대행 업무를 수행한다.

그는 강원경찰청 생활안전부장과 충남경찰청 공공안전부장,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교통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9월부터 경남경찰청장을 맡아왔다. 후임 경남경찰청장에는 이재영 전북경찰청장이 임명됐다.

시·도경찰청장 78% 교체…향피제 전면 적용

이번 인사의 핵심은 지역 토착 유착과 조직 기강 해이를 차단하기 위한 ‘향피제’ 전면 적용이다.

향피제는 경찰 고위직이 자신의 출신지나 주요 연고지에서 근무하지 않도록 배제하는 인사 원칙이다. 지역사회와의 유착 가능성을 줄이고 경찰 업무의 공정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경찰청은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 가운데 14명, 약 78%를 교체했다. 전체 치안감 직위 가운데 81%가 이번 인사로 바뀌었다.

경찰청은 “경찰의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전체 시·도경찰청장에 향피제를 전면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속 인사에서도 시·도경찰청 청문감사인권담당관을 비롯한 주요 직위까지 향피제 적용을 확대하는 등 인사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지방청 인사를 보면 광주경찰청장에는 양영우 서울청 101경비단장, 울산경찰청장에는 최보현 서울청 수사차장, 경기북부경찰청장에는 이승협 경찰청 범죄예방대응국장이 임명됐다.

강원경찰청장에는 곽병우 경찰청 대변인, 충북경찰청장에는 박종섭 서울청 생활안전차장, 전북경찰청장에는 신효섭 충북경찰청장이 각각 보임됐다.

전남경찰청장은 김호승 충남경찰청장, 경북경찰청장은 박헌수 경찰청 마약범죄합동수사본부장, 제주경찰청장은 김병찬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이 맡는다.


▲ 경찰 고위직 인사, 18개 시·도경찰청장 (제공=연합뉴스)
국수본 주요 보직에 수사 전문인력 배치

치안감 인사에서는 김성재 서울청 치안정보부장이 경찰청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경찰청 기획조정관에는 송유철 서울청 경무부장, 경무인사기획관에는 유윤종 울산경찰청장이 각각 배치됐다.

전국 경찰 수사를 지휘하는 국가수사본부의 수사기획조정관에는 김광식 서울 관악경찰서장, 수사국장에는 오승진 서울청 수사부장이 임명됐다.

서울경찰청 수사차장은 송병선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이 맡는다.

경찰청은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경찰 수사의 책임성 제고와 현장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해 수사 분야 전문인력 2명을 국수본 주요 직위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오는 10월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경찰의 수사 책임과 권한은 지금보다 더욱 커진다. 경찰 수사의 전문성과 통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번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청장 승진 무산…실종·사망 사건 책임론 관측

지난달 치안정감 승진 내정자에 포함됐던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은 이번 인사에서 치안정감으로 최종 승진하지 못했다. 고 청장은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으로 전보됐다.

고 청장이 승진 내정된 이후 제주 실종·사망 사건의 부실 대응 논란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이번 승진 무산에 해당 사건의 책임론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경찰은 최근 제주 실종·사망 사건과 광주 사건 등으로 사건 처리 과정과 수사 역량을 둘러싼 비판을 받아왔다. 김종철 신임 직무대행이 취임 첫 메시지로 ‘국민 불신’을 직접 언급한 것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고위직 대부분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지만 인적 쇄신만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 지휘부가 사건 초기 대응과 수사 지휘, 피해자 보호 등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향후 평가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