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공장 화재…도면에도 없던 ‘2.5층’, 14명 참사 키웠다

대전 공장 화재 14명 사망...무허가 복층서 피해 집중
대피로 부재·기름때 확산...‘1분 연기’가 참사 키워
반복된 경고에도 개선 없어...전형적인 인재 지적

시사타파뉴스

sstpnews@gmail.com | 2026-03-23 11:30:57

▲ 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외관을 21일 오전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 2026.3.21 (사진=연합뉴스)

 

대전 자동차 부품 공장 화재는 단순 사고가 아닌, 불법 구조와 관리 부실이 겹쳐진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드러나고 있다. 단 1분 만에 연기가 건물을 뒤덮었고, 노동자들은 빠져나갈 길조차 없었다.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치는 등 총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사망자 대부분은 도면에도 없는 ‘무허가 복층’ 공간에서 발견됐다.

이 공간은 2층과 3층 사이에 임의로 만든 이른바 ‘2.5층’ 구조로, 직원 휴게실과 헬스장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사실상 대피로가 없었고, 창문도 한쪽에만 있어 연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구조였다. 

 

▲ 대전 안전공업 화재 주요 경과 (제공=연합뉴스)


화재 당시 희생자들은 유일한 탈출구였던 창문 주변에 몰린 채 발견됐다. 일부는 화장실이나 물탱크 주변에서 발견되며, 마지막까지 살아남기 위해 버티려 했던 흔적도 확인됐다.

불이 급속히 번진 이유도 분명했다. 공장 내부에는 절삭유와 유증기 등 인화성 물질이 많았고, 천장과 배관에는 기름때가 쌓여 있었다. 소방당국은 “기름때와 슬러지를 따라 불길이 순식간에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미 경고 신호도 있었다. 해당 공장에서는 2023년에도 화재가 발생했지만, 구조 개선이나 안전 관리 강화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현장 증언 역시 관리 부실을 뒷받침한다. 공기 중에 기름 입자가 떠다닐 정도로 작업 환경이 열악했고, 상시적인 화재 위험이 존재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 22일 대전시청에 마련된 대전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유족이 아들 이름을 향해 손을 뻗고 있다. 2026.3.22 (사진=연합뉴스)
참사의 비극은 유족들의 증언에서 더욱 선명해졌다. 희생된 40대 노동자는 화재 당시 연인에게 “앞이 안 보여 못 나갈 것 같다.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전해 달라”고 마지막 전화를 남긴 뒤 연락이 끊겼다.

대전시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유가족들의 통곡이 이어졌다. “우리 아들 살려달라”는 절규와 함께,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는 모습이 계속됐다.

이번 사고는 불법 증축, 대피로 부재, 인화성 물질 방치, 반복된 경고 무시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전문가들은 “막을 수 없었던 사고가 아니라, 막지 않았던 사고”라고 지적한다.

결국 이번 참사는 한 가지 질문을 남긴다. 왜 탈출구가 없었는지, 그리고 왜 그 위험을 방치했는지에 대한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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