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을 국빈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공군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2026.1.4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중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정세 관리 방안을 논의한다. 2017년 이후 9년 만에 이뤄진 한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으로, 사드(THAAD) 갈등 이후 급격히 악화된 한중 관계를 ‘완전 정상화’ 국면으로 되돌리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방중 첫 공식 일정으로 열린 재중 한국인 간담회에서 “이번 답방은 지난 30여 년 수교의 역사를 디딤돌 삼아 한중 관계의 새로운 30년을 설계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관계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치·외교·안보는 물론 경제·문화 전반에 걸친 협력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 중 하나는 북미·남북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역할이다. 이재명 정부는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를 복원하고, 이를 계기로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세워왔다. 북한의 최대 후원국이자 한반도 정세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의 협조 없이는 이 구상이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조어대는 과거 북핵 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이 열렸던 곳”이라며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 더없이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앞서 남북 관계와 관련해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 한다’고 언급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을 외교적 지렛대로 삼아 교착 국면을 타개하겠다는 절박함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 |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중국 베이징 한 호텔에서 열린 재중 한국인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6.1.4 (사진=연합뉴스) 다만 중국으로부터 즉각적인 북핵 문제 협조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참석한 이후, 중국은 북한이 민감해하는 핵 문제 언급을 최소화하며 메시지 관리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의 주요 현안인 한한령 해제와 서해 구조물 문제도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한한령의 존재 자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만큼, 정부는 문화·인적 교류 확대를 통해 실질적 해제 효과를 도모한다는 입장이다. 서해에 설치된 중국 측 구조물 문제 역시 정상 간 직접 논의를 통해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제 분야는 상대적으로 협력이 수월한 영역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 속에서 한중 양국 모두 경제·산업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중국과 체결 예정인 양해각서(MOU)가 10건을 훌쩍 넘는다”며 “경제·산업, 기후·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이 제기할 가능성이 있는 민감한 현안도 변수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안은 대만 문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인터뷰에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고 언급하며 기존 한국 정부의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중국을 의식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는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하되,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외교적 균형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같은 인터뷰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한 점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과거 ‘안미경중’이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이제는 대한민국의 전략적 자율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대중국 견제 기조에 일방적으로 편승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중 관계 복원이라는 단기 목표를 넘어, 미·중 갈등이 구조화된 국제 질서 속에서 한국 외교의 선택지를 넓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외교적 성과는 물론,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한반도 정세에 어떤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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