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대왕고래 140억 배럴 실현 확률 0.000218%”…尹 “정무적 판단은 내가” 시추 압박

‘140억 배럴’ 실현 확률 고작 0.000218%
산업부 신중론에도 尹 직접 발표 강행
“정무적 판단은 내가”…1차 시추에 1,263억원 투입

시사타파뉴스

sstpnews@gmail.com | 2026-09-17 08:36:51

▲ 주요 감사 결과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동해 심해 가스전,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충분한 검증 없이 무리하게 추진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윤석열이 2024년 대국민 브리핑에서 직접 제시한 ‘최대 140억 배럴’은 7개 유망구조에서 모두 탐사에 성공하고 각각의 가장 낙관적인 추정치가 실현돼야 가능한 수치로, 감사원이 계산한 실현 확률은 불과 0.000218%였다.

감사원은 16일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관련 공익감사청구’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논란의 출발점은 2024년 6월3일 윤 전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이었다.

윤석열은 당시 예고 없이 직접 브리핑룸에 나와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유수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도 거쳤다”고 발표했다.

당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최대 매장량의 가치를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감사 결과 ‘140억 배럴’의 성격은 당시 발표가 주는 인상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140억 배럴은 대왕고래를 비롯한 7개 유망구조별 최대 추정치를 모두 더한 값이었다. 7곳 모두 탐사에 성공해야 하는 데다 각 구조에서 가장 낙관적인 추정치까지 실현돼야 가능한 수치였다.

감사원이 계산한 그 확률은 0.000218247%, 약 46만분의 1이었다.

산업부가 대국민 발표 전부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산업부는 액트지오의 평가 결과를 대통령실에 보고하면서 탐사 성공 가능성이 20% 이내로 불확실한 만큼 대외 홍보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시추 결과가 나오기 전에 탐사자원량을 공개할 경우 과도한 기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윤석열이 발표 방침을 굳히자 산업부는 ‘최대 140억 배럴’이라는 수치 대신 유망구조의 면적을 기존 동해 가스전과 비교하는 방안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는 당시 설명과 달리 사업의 근거가 된 액트지오의 평가 결과에 대한 검증도 미흡했던 것으로 감사원은 판단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용역 결과에 대해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시추를 추진했고, 액트지오 선정 과정에서도 국가계약법 위반 등 문제가 확인됐다. 감사원은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전·현직 직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안에 시추를 마치도록 일정을 앞당길 것을 요구한 사실도 감사에서 확인됐다.

당초 2029년까지로 계획됐던 시추 일정과 관련해 안 전 장관이 2028년 1분기까지 완료하는 수정안을 보고하면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하자 윤 전 대통령은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며 질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산업부는 2026년까지 5공 이상을 시추하는 일정으로 다시 계획을 마련했다. 시추 1공당 약 1천억원이 들고 각 시추 결과를 분석한 뒤 다음 위치를 결정해야 한다는 실무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일정 단축이 추진됐다는 게 감사 결과다.

결과적으로 2024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진행된 대왕고래 구조 1차 시추에는 1,263억원이 투입됐지만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국가계약법 위반과 검증 부실 등 총 7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했다. 다만 대통령실의 대국민 발표와 시추 일정 단축 지시 자체에 대해서는 적용할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법·규정 위반 여부를 판단하거나 별도의 처분을 요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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