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규택 ‘의장 방해’ 손팻말 들고 등장…국힘 필리버스터 국회 마비

시사타파뉴스

sstpnews@gmail.com | 2025-12-12 09:00:00

▲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1차 본회의에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곽 의원은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 손팻말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2025.12.11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1일 비쟁점 법안에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며 국회 본회의가 또다시 지연됐다. 지난 9일 나경원 의원이 필리버스터에 나선 법안에 대해 스스로 ‘찬성’ 의견을 밝히고도 무제한 토론을 실시했던 데 이어, 이날도 가맹사업법·형사소송법 등 쟁점이 크지 않은 법안들에 필리버스터를 걸면서 "8대 악법 저지"를 명분으로 국회 운영을 사실상 발목 잡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날 본회의에서 가맹점주의 협상권을 강화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재석 241명 중 283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도 찬성표를 던졌지만, 그럼에도 앞서 같은 법안을 대상으로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던 셈이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 등 이른바 "8대 악법"을 막기 위해 비쟁점 법안까지 지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이 이날 필리버스터 대상으로 삼은 법안은 조배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곽규택 의원은 발언대에 “61년 만에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 방해한 곳”이라는 손팻말을 세우고 토론을 시작했다. 이는 지난 9일 나경원 의원의 ‘마이크 차단’ 논란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곽 의원은 초반에는 판결문 공개 확대의 부작용을 언급하며 안건 관련 발언을 이어갔으나 약 30분 후부터는 국민의힘이 ‘8대 악법’으로 규정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안으로 화제를 옮겼다. 그는 “헌정질서 근간을 무너뜨리는 위헌적 입법”이라 주장했지만, 우 원식 국회의장이 “안건과 관련 없는 발언”이라고 지적하며 경고하자 다시 법안 관련 회의록을 읽으며 국회법 위반을 피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포함 비쟁점 법안 3건에 대해 14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이 민생과 무관한 법안까지 지연시키며 정치적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8대 악법을 강행 처리하려는 만큼 부당성을 국민께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비쟁점 법안 처리 지연은 하루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 운영이 반복적으로 중단되는 상황에서, 국힘이 스스로 찬성한 법안에까지 필리버스터를 건 정치적 명분 쌓기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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