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기자
ljw777666@gmail.com | 2025-05-23 08:28:38
차별금지법을 왜곡하고 소수자 혐오를 조장하는 질문이 21대 대선 여론조사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여론조사공정'은 "차별금지법에서 전과자·동성애자도 차별하지 말자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대선 여론조사에 끼워넣었다.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의 차별금지법 왜곡 발언의 연장선으로 판단된다. 특히 김문수 후보는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을 거론하며 차별금지법을 왜곡했다.
여론조사공정이 뉴스피릿 의뢰로 지난 20~21일 전국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치현안 조사의 9번 문항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에서 전과자나 동성애자도 차별하지 말자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으며 공감·비공감·잘모름을 선택하게 하겠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20일 TV조선을 통해 방영된 가족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했던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고용을 비롯한 모든 영역에 있어서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은 물론, 범죄 전과자까지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 법대로라면 조두순이 초등학교 수위를 한다고 해도 막으면 차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지난 18일 TV대선토론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과거 정의당(현 민주노동당)에서 공천 기준을 보면 차별금지법을 말하지만 전과에 대해서는 엄격한 것 같았다"며 "차별금지법에서 전과자의 기본권이 제약돼야 하느냐"고 질문했다. 권영국 후보는 "전과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제한이 있다. 거기에 따라야 한다"고 답하자 이준석 후보는 질의시간 막바지에 "음주운전은요?"라고 물었다.
차제연은 다만 "법에서 별도 규율하지 않았음에도 전과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낙인을 찍고 사회에서 일률적으로 배제해서는 안된다"며 "차별금지법은 '형이 실효된 전과'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형을 선고받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그 효력이 없어진다. 이렇게 형의 효력이 없어진 상황에서 과거의 전과를 이유로 낙인찍고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차별금지법의 취지"라고 부연했다.
차제연은 "김문수, 이준석 후보는 이 지점을 모르는 듯하다"며 "모르는 것에 대해 배우라. 민주시민으로서, 민주사회의 공직자로서 갖춰야할 덕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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