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꼼수', 세수결손에 공공자금관리기금 쏟아 붓는다

이현일 기자

hyunillee1016@gmail.com | 2023-09-03 09:47:15

▲기획재정부 중앙 청사 (사진=연합뉴스)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초부자 감세와 경제상황 악화로 유례없는 세수 부족이 발생한 가운데 정부가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재원을 역대 최대 규모로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통상 기금 여유재원은 최대 5조원을 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획재정부는 다른 기금 예탁금을 조기 회수하는 방식으로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도는 재원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추경예산안 편성 없이도 '세수 펑크'에 대응 가능하다는 뜻이다.

공자기금은 여러 기금의 자금을 통합관리하는 계정으로 '공공기금의 저수지'로 불린다. 다른 기금들의 여유 재원을 빌려오거나(예수) 자금이 부족한 곳에 빌려주는(예탁) 총괄계정 역할인데 정부가 이를 빼내서 임시로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1∼7월 국세 수입은 217조6천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3조4천억원 줄었다. 

 

남은 5개월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세금을 걷는다고 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5천억원) 대비 48조원 부족하다. 세수펑크가 50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은 물론, 60조원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60조원을 기준으로 중앙정부가 메워야 하는 부족분은 '세수 펑크'의 60%에 해당하는 36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세수 펑크의 약 40%는 지방부담이라는 얘기다. 이 역시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추경호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우선은 편성한 예산을 쓰지 않는 '불용'으로 10조~20조원 규모의 자금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잉여금으로는 3조~5조원대 자금이 투입될 듯 하다.

 

2022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의 일반회계 잉여금 6조원 가운데 출연·상환 등을 제외한 순수한 여윳돈은 2조8천억원이다. 자유로운 활용에 제한이 있는 특별회계 잉여금 3조1천억원까지 최대한 활용한다면 5조9천억원이다.

나머지 10조~20조원 안팎의 부족분은 공자기금 재원으로 메울 수 있다는 게 기재부 판단으로 전해졌다. 다른 기금에 빌려준 예탁금을 중도에 상환받는 방식으로 예년 규모를 크게 웃도는 공자기금 재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올해 공자기금 정부내부지출 153조4천억원의 최대 20%인 약 30조원까지는 국회 의결없이 행정부 재량으로 일반회계에 투입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다른 기금에 빌려준 예탁금을 대규모 조기 상환받는 방식으로 공자기금 여유재원 확보가 가능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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