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당대표 출마…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떠올라

잦아진 외출에 정치 복귀 '몸풀기' 해석…당대표 여론조사 선두 기록

황윤미 기자

hwangyunmi552@gmail.com | 2024-05-15 08:01:11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를 둘러싸고 정치권 복귀를 위한 '몸풀기'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7, 8월 중에 진행될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전대를 앞두고 정치적 행보를 재개한다면 이는 사실상 당권 도전이며 이미 유력한 당권 주자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 명분은 아직 부족한 상태다.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두세달 만에 다시 당권에 도전한다면 책임을 회피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 


결국 총선 패배에 관한 '한동훈 책임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따라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총선백서특별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에서 "백서특위 위원장과 이야기 나눌 때 '개인의 책임을 추궁하는 식으로 하지 말고, 정치적 책임은 당 대표가 사퇴한 것으로 봉합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황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한 전 위원장에게 더는 책임을 지우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는 점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이미 현실적인 이유라면서 전대 개최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발언을 통해 한 전 위원장에게 유리한 정치적 세팅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비대위원 임명 및 주요 보직은 윤핵관이 차지한 상태이기에 말은 한 전 위원장을, 행동은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듯 하다는 뒷말이 나온다. 


조해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희망 있는 전당대회가 되려면 한 전 위원장이 출마해야 한다"며 "한 전 위원장에게는 비대위원장이라는 직책에 따른 형식적 책임이 있을 뿐 실질적 책임은 따로 있다. 정권 심판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 선거 흐름을 바꿔놓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항력의 요구였다"고 주장했다.

조경태 의원 역시 "총선 패배 책임은 구성원들이 다 가지고 있다"며 "패배 책임과 당 대표로 출마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반면, 김준호 전 서울 노원을 후보는 이날 총선백서특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전 위원장이 일정 부분 책임을 졌다고 볼 수 있지만, '봉합됐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비공개회의에서도 한 전 위원장이 총선 전략으로 내세운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에 대한 비판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진 의원은 "총선 패배로 사퇴해놓고 그 직후에 열리는 전대에 나오는 것은 정치 도의에 어긋난다"며 "한 전 위원장이 만약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더욱더 그런 조급증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뚜렷한 친윤계 당권 주자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바라보는 친윤계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유승민·나경원·안철수 등 현재 거론되는 당권 주자들이 대부분 비윤 성향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한 전 위원장이 이들의 공간을 잠식하고 있다는 인식도 비윤계에 상당하다.

 

한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20년 동안 인연을 이어왔고, 현 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는 점에서 그를 아직도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이제는 윤 대통령과 다른 길을 걷게 됐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하여 아직 공식적으로는 아무런 표현을 하지 않은 상태다. 결심 여부에 따라 국민의힘 대표의 방향성은 달라질 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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