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수
kdstv2019@gmail.com | 2024-03-15 09:00:26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14일 출입기자단과의 식사 자리에서 입에 담기 힘든 '망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황 수석은 "MBC는 잘 들어"라고 말하며 1988년 8월 발생한 국군정보사령부의 언론사 사회부장 테러 사건을 언급했다.
이어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
황 수석은 정부 비판적 논조로 기사를 썼던 게 문제가 됐다는 취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기자가 "'왜 MBC에게 잘 들으라고 했냐'는 묻자 황 수석은 웃으면서 농담이라고 했고, '정보보고하지 말라'는 당부를 덧붙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은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그대로 보도됐는데, 듣기에 따라서는 정부 심기를 거스르는 기사를 쓰지 말라는 취지로 MBC 기자를 협박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황 수석이 거론한 사건은 지난 1988년 8월 6일 한 경제신문 사회부장이었던 오홍근 기자에게 정보사 요원들이 대검을 휘둘러 중상을 입힌 사건으로 사건은 출근 중이었던 오 기자에게 군인이 칼을 휘두른 엄청난 테러였다.
이로 인해 오 기자는 왼쪽 허벅지가 34cm나 찢어졌는데 당시 결찰은 오 기자가 쓴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라는 칼럼에 불만을 품고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는 별도로 황 수석은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 "계속 해산시켜도 하룻밤 사이에 4~5번이나 다시 뭉쳤는데 훈련받은 누군가 있지 않고서야 일반 시민이 그렇게 조직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면서 황 수석은 "배후가 있다고 의심이 생길 순 있지"라며 북한 개입 가능성을 말했지만 "다만 증거가 없으면 주장하면 안 된다"고 관련 발언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KBS 9시뉴스의 앵커로 오래 활동해 왔던 기자 출신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주요 임무는 시민사회 균형 발전 및 종교단체 등을 관리하는 것이다.
그런 직책에 있는 고위급 공무원이 기자들 상대로 협박성으로 들릴 수 있는 과거 사건을 언급한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또 공천에 탈락한 도태우 후보와 비슷한 논조로 5.18 민주화운동의 배후설을 말하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어처구니 없는 상황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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