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미 기자
sstpnews@gmail.com | 2024-07-23 00:24:24
이태원 참사에 부실대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에게 검찰이 징역 7년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 용산서 관계자 5명의 결심 공판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서장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에게는 금고 5년, 박모 전 112 상황팀장에게는 금고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허위공문서작성및행사 혐의를 받는 정현우 전 여성청소년과장과 최모 전 생활안전과 경위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검찰은 이 전 서장에 대해 "이번 사고를 막을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법령과 매뉴얼에 따라 사고를 예측해 대책을 마련하고 사고 현장에서 인명피해를 막아햐 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 지역 컨트롤 타워"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사고를 막기 위한 어떠한 실질적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오히려 자신의 과오를 은폐하기 바빴다"며 "피고인의 과실로 인한 결과가 너무 중대해 준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 전 서장 등은 대규모 압사 사고 발생을 예상할 수 없었으며 핼러윈 축제 관련 사전 대책 마련이나 참사 발생 후 조처에 소홀했다는 검찰의 지적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이 전 서장의 변호인은 또 사고 당시 인파 속에서 사람들을 미는 행위가 있었다며, 이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변론 중 '소방 설비를 하지 않은 건물에 방화범이 불을 질러 사람이 사망했을 경우 설비를 하지 않은 사람에게 인과관계를 물을 수 있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해 유가족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 전 서장은 최후 진술에서 "그날 그 거리에서 국민들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모든 비판과 비난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방청석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함께 재판받는 동료 직원들에게 책임을 묻지 마시고 책임이 있다면 모두 서장인 내게 물어달라"며 "누구보다 불행한 참사로 희생되신 고인과 유족들에게 죄송하다. 날이 갈수록 그리움이 얼마나 크실까, 슬픔이 얼마나 크실까 생각하며 겸허한 마음으로 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은 2022년 12월 23일 경찰 수사 당시 구속됐으나 지난해 7월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들에 대한 선고기일은 오는 9월 30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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