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출, 윤석열 정부도 ”대통령 계신 곳이 상황실“

9년전 김기춘 발언 재조명

이현일 기자

hyunillee1016@gmail.com | 2023-07-19 14:36:38

▲리투아니아 명품샵 방문한 김건희 여사 일행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김건희 여사의 리투아니아 명품 쇼핑 논란이 커지며 결국 '대통령 계신 곳이 상황실'이라는 발언까지 나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민주당은 “국내 수해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민의힘 측에서는 ‘소모적 정쟁’일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6일, 국내 수해 상황에서 전쟁중인 국가 방문이 적절했느냐는 질문에 “지금 당장 한국으로 뛰어와도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다”고 답해 논란이 부추겼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의 발언은 상식적이지 않고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며 “국민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판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이 직접 실시간 보고를 받고 때로는 화상회의도 하면서 수해 관련 중요한 지시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비판에는 “좁쌀 같은 눈으로 계속해서 흠집 내기, 트집 잡기에만 골몰하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오송 지하차도 피해 복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이 계신 모든 곳이 상황실이고 집무실”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장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이 국내 수해 상황을 외면하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며 헐뜯기만 한다”며 “대통령께서는 우크라이나로 이동하는 열차 안에서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화상회의를 하며 상황을 점검하셨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라는 지시도 내리셨다. 그게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대통령의 역할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는 귀국후 수해지역을 방문한 윤 대통령의 발언과 배치된다. 

 

윤 대통령은 산사태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 감천면 일대를 방문하며 "해외에서 산사태 소식을 듣고 그냥 주택 뒤에 있는 그런 산들이 무너져 갖고 민가를 덮친 모양이라고 생각했지, 몇백톤 바위가 산에서 굴러내려 올 정도로 이런 것은 저도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 봐 가지고. (다들) 얼마나 놀라셨겠느냐"고 말해 수해 피해 상황에 대해 제대로 전달된게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게 했다.
 

▲박근혜 정부 김기춘 비서실장 (사진=박근혜 청와대)

 

박 의장의 발언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의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김 전 실장의 발언은 마치 왕을 모시는 듯한 신하 느낌의 '시대착오적 변명'이라고 비판받기도 했다. 

당시 김 전 실장은 2014년 10월 2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에 출석해 사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은 아침에 일어나서 주무실 때까지가 근무시간”이라며 “대통령이 계시는 곳이 바로 대통령 집무실”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된 변명을 돌림노래처럼 다시 꺼내든 여당의 대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볼 일이다.

 

[ⓒ 시사타파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